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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규 교수의 컬럼

[과학으로 세상보기] 건강한 노년의 삶을 위해...

조회수 : 627 등록일 : 2020-08-21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00년에 우리나라 노인(65세 이상) 인구가 7%를 넘어서서 유엔 기준에 맞는 '고령화 사회'에 들어가 본격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이미 그러한 부작용을 겪고 있는 일본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대비해야 한다며 다양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경제가 발전하지 못하고 퇴보하고 있는 원인의 하나가 일하는 사람이 적어지고 놀고 먹는 사람이 많아진 데 있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된다.

그래서 정부는 나이든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일을 하고, 돈을 쓰도록 해 경제적 기여를 하게 하는 해결책을 내놓게 된다. 노인에 대한 일종의 햇볕정책이다.

과학적으로 보아 수명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질병의 치료에 의해서라기보다 주로 예방의학의 발달에 따른 것이었다.

예방주사와 영양, 그리고 위생이 좋아진 결과인데 과거의 관행인 다산은 계속되고, 전염병에 취약한 어린이들의 사망률이 줄어들자 소위 베이비 붐이 형성됐던 것이다.

일단 영아사망률이 낮아지니 사람들은 아기를 적게 낳아 잘 기르고자 했고, 이들은 정년을 맞을 때가 되자 자신들을 부양할 젊은이가 적다는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KDI 계산으로는 지금의 경향이 계속되면 2000년에는 10명의 젊은이가 한 사람의 노인을 부양했지만, 2017년이면 5명이 한 분을 모셔야 한다.

경제학자들은 '지금의 경향이 계속되면'이란 단서를 달고 이런 수치를 제시하고 있는데, 생명과학의 특성과 또 그 기술의 발달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생명현상에서 대부분의 변화는 기하급수적이다.

가령 인구의 증가가 기하급수적이라는 것은 맬서스가 이미 19세기에 지적한 바 있으며, 생명과학자들이 21세기가 생명과학의 시대라고 외치는 것에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시대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리 온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들은 우수한 인력이어서 정년이란 제도를 만들어 폐기하는 것이 너무나 아깝고 사회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이들 중 많은 사람은 스스로 생산적인 일을 찾고 연금을 반납하겠지만 많은 이들에게는 '건강/능력 진단'을 거쳐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

일반적 대책으로는 연금.퇴직금 제도의 개선이 중심이 된다. 젊을 때 돈을 모아두었다가 노년.퇴직 후에 쓰도록 하는 현재의 제도를 수명이 늘어나는 데 따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국민연금은 내는 사람이 3분의 1밖에 안되고, 이들 중 5분의 1만 제대로 돈을 낸다니 연금을 탈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만 내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고, 부실해질 것이 분명해질수록 사람들이 돈을 부으려 하지 않을 것임은 게임이론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분명하다.

나는 친구들에게 90세까지 활동적으로 살 것을 예상하고 인생을 설계하도록 권해 왔다. 인류가 한번도 겪지 않았던 이러한 혁명기를 살아 가기 위해 우선 건강해야 하겠지만 돈도 좀 있어야 하겠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물론 항상 그래 왔겠지만 말이다.

李弘揆 <서울대 의대교수.내분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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