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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헌기 교수의 사진한장

결혼식 주례

조회수 : 818 등록일 : 2020-08-21

결혼식 주례

약 십오년전 우연한 인연으로 한 의과대학생의 결혼식주례를 맡은 것이 시작이 되어 이제는 삼십쌍 이상의 주로 내과수련의들의 결혼식 주례를 맡아본 경력을 갖게 되었다.
처음에는 교단 아닌 결혼식 단상에 서는 것이 쑥스럽기도 하고 그때마다 한마디의 교훈적인 주례 말을 하는 것이 낯간지럽게 느껴지기도 하여 이제는 주례를 사절하겠다고 마음먹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편 돌이켜 생각하니 젊은 후배들이 결혼한다는 것 그 자체가 무조건 축하해줄 일이요, 또한 결혼식이라는 한 절차에서 꼭 필요한 것이 주례라고 한다면 나 자신의 결혼생활에 큰 하자가 없는 한 손쉽게 후배들의 주례요청에 응해주는것이 그들에 대한 우정의 표현이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주례사에서 신혼부부에게 부탁하는 말은 나 자신에 대한 낯간지러움을 최소한도로 줄이려는 노력으로써 약간의 우여곡절끝에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내용으로 굳어졌다.
 

가장 가까운 친구
 
「우선 부부는 가정에서의 남편과 아내임인 동시에 가장 가까운 모든 것을 털어놓고 의논할 수 있는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일러주며 거기에는 어떠한 가식이나 감춤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당연한 일 같지만 정략이나 금력이 게재된 결혼에서는 당연하지 않을 경우도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강조하는 것은 자기들만의 행복이 결코 진정한 행복이 될 수 없으며 주변사람들이 다같이 행복하여야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부모 형제 나아가서는 동포사회에 대한 공동의식을 망각하지 않기를 부탁하여 현실에 잘 타협하는 소위 사회성이라는 것이 사회공동의식과는 다르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한다.


젊은 가족들과의 친분

마지막으로 부탁하는 것은 현실이 아무리 부조리스럽다 할지라도 높은 이상 즉 거기에 도달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학문에 대한정열, 환자에 대한 봉사도 다 여기에 속할 것이다. 학문적 추궁과 정성스런 환자진료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기만족과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임을 상기시킨다.

 내가 주례를 맡았던 부부 쌍들이 열 쌍이 안될 때까지는 1년에 한번씩 우리 집에 모여 그들의 근황을 들으며 식사도 나눌 기회가 있었으나 요사이는 다같이 모이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정초에 한번씩 아기들을 데리고 나를 찾아주는 부부가 많아지니 그들 젊은 가족들과의 친분이 유지되고 그들의 여러 면에서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1년에 한번씩 되새겨지는 기쁨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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