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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헌기 교수의 사진한장

가까이 뵌 민헌기 선생님 _Part2

조회수 : 575 등록일 : 2020-08-21

가까이 뵌 민헌기 선생님_ Part2

“자네 요즘 어느 병동에 있나?”
“․․․․․․․․”
“수고했네”

민 선생님 외래 진료시 늘 하시는 첫 말씀과 끝 말씀이시다.
이럴 때에는 입국은 했지만 아직 선생님을 따로 뵐 기회가 별로 없던 1년차로서는 선생님께서 내 얼굴을 정말 기억하고 계시나 하는 의문이 늘 생긴다. 그러나 지난 입국식 때였다.
선생님께 잔을 올리는데 선생님께서는 “신군, 자네는 얼마 전부터 머리를 아주 짧게 깎고 다니더군. 요즈음은 짧게 깎는 게 유행인가?” 하시는 것이다. 평소 잘 표현 안 하시는 선생님의 자상한 일면을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내가 민 선생님을 처음 뵌 것은 학생때 강의, Conference에서 그리고 선배들 결혼식에 갔을 때 주례사 하시던 모습이었다.
2학년 통합강의는 얼떨결에 지나간 것 같고 3학년 강의 때는 짧은 시간에 내분비계 전체에 대해서 쉽게 정리해 주시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그래도 선생님을 비교적 가까이 뵐 수 있었던 것은 내과에 입국한 후이다. 선생님께서는 요즈음도 외래 보실 때 늘 책을 한권 가지고 내려오신다.
환자 보시면서 가끔씩 꼭 책을 확인하시는 것이다. 선생님과 같은 연륜과 학문적 경지에서도 항상 책을 함께 하시며 환자 치료를 하시는 선생님 모습을 뵙고 다시 한번 나를 채찍질하는 기회가 되곤 한다. 선생님께서는 멋과 낭만을 사랑하신다.
내분비 모임이 끝나고 가끔 가는 어느 카페에서 였다. “요즈음 학생들은 좋구만, 이렇게 좋은 데이트 장소가 있으니 말이야. 우리 학생 때는 진아춘 밖에 없었어.
나도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고 싶군 그래,”하셔서 모두들 웃음바다가 된 적이 있다. 지난 선생님 화갑기념 모임 때는 후학들로부터 오디오 세트를 선물 받으시고 평소 콤팩트 디스크를 갖고 싶으셨던 터에 잘됐다면서 흐뭇해하시는 모습에서 음악을 사랑하시며 소탈하신 선생님의 성품을 잘 볼 수 있었다.

 선생님 화갑으로부터 약 보름 전에는 집에서 아버님 회갑이 있었다. 연배도 그렇고 선생님께서는 언제 뵈도 항상 아버님 같은 느낌을 받는다.
늘 원칙을 강조하시는 보수적인 면 그러면서도 제자들을 자식같이 생각하시는 자상함 등. 이제 나는 입국후 겨우 1년이 지났을 뿐인데 선생님께서는 회갑을 넘으셨다.
물론 선생님 같은 은사 분을 만날 수 있던 것만으로도 행운이지만 한없이 선생님의 사랑과 가르침을 받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선생님 말씀처럼 회갑이 선생님의 제2의 인생의 출발이 되어 앞으로도 제자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건강하시기를 빈다.


1989년 1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전공의, 신 찬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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