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사찰 보기07-불이문
7. 불이문-해탈문-안양문
부처님 계신 곳에 들어가는 마지막 문이 불이문(不二門)이다. 절 입구의 경계인 일주문을 지나 계곡을 따라 구부러진 숲길을 가다 보면 어느 정도 마음이 잔잔해지고, 속세를 떠나 진리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경외감이 생길 즈음에 다리를 건너 천왕문에 도달한다. 사천왕의 부릅뜬 눈을 보면 저절로 합장하여 참회하게 된다. 이어서 만나는 문이 불이문이다(사진 1, 2). 불이문을 지나면 바로 부처님이 계시는 법당 앞마당에 이르게 된다.
불이(不二)란 말 그대로 둘이 아니라는 뜻이다. 즉, 너와 내가 다르지 않고, 부처와 중생, 주관과 객관, 선과 악 등 삼라만상 모두가 상대적이거나 이분적인 것이 아니다. 즉 色卽是空 空卽是色 色不異空 空不異色인 것이다. 이것이 부처의 세계요 해탈의 경지인 것이다. 따라서 불이문을 해탈문(解脫門)이라고도 한다(사진 3, 4). 불이문은 부처의 세계를 상징하는 다른 이름이 현판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영주 부석사는 안양문(安養門)이라고 했다(사진 6, 7). 안양문을 지나면 아미타불이 주재하는 극락정토를 상징하는 무량수전이 나타난다. 안양이란 극락을 나타내는 다른 말이다.
건축 형태는 정면 3칸으로 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불국사의 자하문처럼 종교적인 상징성을 극대화하여 33천을 상징하는 33계단을 통하여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있는가 하면(사진 8, 9) 부석사 안양문처럼 누각의 형태로 만들어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도 있다(사진 6, 7). 건축으로는 영암 도갑사 해탈문(국보 제50호)이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산문(山門)건축으로, 청평사 회전문(보물 제164호)과 비교되는 중요한 건물이다. 이 문의 건축양식은 부석사 조사당(祖師堂)(국보 제19호)과 동일한 계통이나 특이한 점은 공포 부분이 다포계통(多包系統)의 형태로 되어 있어 주심포(柱心包)집이면서 다포집 양식의 수법을 혼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1960년 해체 수리시에 발견된 상량문(上樑文)에 의하면 조선 성종(成宗) 4년(1473)에 중건(重建)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