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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규 교수의 컬럼

[과학으로 세상보기] 젊은 엄마, 예비 엄마들에게

조회수 : 1,339 등록일 : 2020-10-26

젊은 엄마, 예비 엄마들에게


아기 성장과 지능은 산모 영양상태에 달려…멀리 보고 건강투자를

적은 체중으로 태어난 아기는 어른이 되어 영양과잉인 환경에서 살게 되면 쉽게 비만해지고, 각종 성인병에 걸리기 쉽다. 영양부족 상태에서 출산된 아기는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는 체질을 가지게 되고, 살기 힘든 환경에 대비한다. 그러나 예상치 않게 먹을 것이 많으면 비만해지는 것이다.


영양실조가 아닌 이유로 체중미달이 된, 가령 인큐베이터에서 자란 아기는 어떨까? 최근 1970년대 후반 미국 클리블랜드 지역에서 1.5㎏ 미만의 저체중을 가지고 태어난 2백42명의 아기들이 20세가 되고 난 후의 상황이 보고됐다.


건강은 전반적으로 양호했지만 지능지수가 보통아이들보다 5 정도 낮고, 고등학교 진학률도 일반적으로 53%인 데 비해 30%에 불과하고, 약 10%는 뇌신경기능장애를 나타냈다. 엄마에게서 영양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면 신체뿐 아니라 뇌의 발달도 온전하지 않다고 생각케 하는 자료다.


한편 개발도상국에 사는 5세 이하 아이들 중 3분의 1은 영양실조로 상당히 심한 성장장애를 일으키고, 심각한 나라에서는 아이들의 반 이상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과테말라.자메이카.필리핀.케냐 등에서 조사된 것을 보면 3~5세 때 아이들의 키와 이들이 어른이 되어 나타내는 지능지수.셈.읽기.단어구사력.암기력 및 일반적인 학력 등 모든 지적능력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나타난다. 신체와 뇌의 발달에 장애가 함께 생기는 것이다.


최근 랜싯에 보고된 페루에서의 조사를 보면 영양실조가 심해 표준편차의 세배를 넘으면 평균 지능지수가 10 정도 줄어든다.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1997년 북한의 어린이 50%가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고 보고했다.


옌볜(延邊)지역에 떠도는 탈북자 아이들의 체격을 조사한 이화여대 장남수씨의 보고에 따르면 4세에서 19세까지 아이들의 키가 남한의 아이들에 비해 크게 미달하고, 표준편차의 거의 세배에 해당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12세 남자아이의 평균키가 149.3±7.8㎝인데, 숫자가 좀 적지만 탈북자 아이들의 키는 평균 126.2㎝로 무려 23㎝(표준편차 7.8의 세배에 근접)나 작았다.


페루에서 얻은 자료를 그대로 북한에 적용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하더라도 평균키의 차이와 동반되는 육체적.정신적 발달의 저하가 미래에 사회.경제.문화적으로 심대한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뇌의 발달은 어릴 때 마무리되기 때문에, 성인이 된 후에는 저하된 뇌기능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영양이 모자라고 지능이 부족한 엄마들이 다시 아기를 가지면 그 영향은 단지 연약한 아기의 출산에 그치지 않는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이해하는 것이, 그리고 우리 주변에도 그러한 악순환이 존재하고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복지사회를 만드는 기초가 돼야 한다.


세계은행의 1993년도 개발 보고서 '건강에의 투자'가 젊은 여성의 교육과 건강에 초점을 맞춘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다. 젊은 엄마, 예비 엄마들에게 태어날 아기들을 위해 '좋은 다이어트=건강한 식품섭취'를 부탁한다.


李弘揆(서울대의대 교수•내분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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